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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편린

백수 라이프

편-린 2017.11.16 15:42

백수 라이프

2017-06-04



직장인에서 여행자로,

다시 여행자에서 백수가 되었다.



20대 초반부터 내 나름대로 경력을 쌓으며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지금은 내 이력서에 써 있는 경력들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나는 늘 여전히 내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해 

그마저도 펑펑 쓰고나니 남은 건 그리움 뿐이지만.



이제와서 뭐 하려고?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 아깝잖아.

이제 뭐 해먹고 살래? 


뭐든 하겠지.

뭐든 내 선택이잖아.

굶어 죽진 않겠지.




뭐 그렇다.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백수지만

뭔지 모르게 겁나 바쁜 백수다.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이 우리를 힐끗힐끗 바라보았지만 나에게 그런 건 아무 상관이 없었다.

우리는 살아 있고, 살아가는 것만을 생각해야 했다.



라는 문장이 와닿으면서도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의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이 이렇구나.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여행을 다녀온지 얼마되지 않아, 다운언니와 지현언니를 만났다.

이 날의 미션은 반차를 낸 언니들을 회사 앞에서 납치해오는 것이었다.


나의 첫 직장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지금도 그 때 함께했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

이 날의 헤어짐은 특히나도 아쉬웠지.










어느 날은 홀로 카페에 앉아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시상식을 보았다.

나 정말 웃긴게 이걸 보면서 혼자 청승맞게 울컥했다.

맨시티 선수들이 우승컵 들어올리는 모습 보면 펑펑 울 기세.









사발레타의 마지막 홈 경기를 보면서도 울컥울컥.

축구가 뭐라고 이리 슬프다냐..


다음 날인가,

사발레타와 우는 어린아이 팬과의 작별 영상을 보면서는 울었더랬다..









이 날 술을 먹었나 얼굴이 왜 이래.











생각해보니 나는 백수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요즘 육아에 전념 중.










육아휴직중인 친구네 집에 맨날 밥먹듯이 놀러간다.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 해리(강아지) 산책도 시킬겸 근처 카페로 마실을 나온다.


이 날은 카페에서 연예인 이준을 보았다. 그것도 옆 테이블.

근데 내가 유주(친구의 딸)를 안고 있었어.. 내가..












생일 축하해.










유주랑 해리랑 굥이랑 또 산책.

파리에서 유주 선물로 사온 디즈니 양말을 신겼는데 너무 귀여워..










이 날은 엄마가 옷차림을 보고 도대체 어딜 가길래 그리 편한 복장으로 나가냐고 물어봤다.


응? 내경이네.

근데 이날 누가봐도 내가 애엄마 같았어..하












그리고 어느 날은 epl 1617시즌 맨시티 마지막 경기를 보았다.

뭐든 처음인 축구 초보라, 시즌 종료가 너무 슬펐어..










유주야 이모 또 왔어.

해리도 안녕?










매일 동네 요거프레소 가다가

오늘은 다른 이모들과 함께 고급진 카페로 마실나온 유주.


신기한게 자주자주 보고 안으니, 아이의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이 조금씩 느껴진다.

육아가 얼마나 힘든것인지 아주 조금 알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또 어느 날은 유주엄마(굥)와 우주엄마(지니)와 키즈카페를 찾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한명도 없었던 한적했던 키즈카페.

평일 대여료가 30만원인데 30만원 굳은 기분이었달까.


밖에서는 넘어져서 어디 조금이라도 다칠까 노심초사인데,

그래도 나름대로 안전한 곳이라 마음이 조금 놓인다.


엄마들이 이래서 키즈카페 오는구나!











게다가 키즈카페 음식 퀄리티도 어마어마해..










이 날은 내경이가 직접 우리 동네로 왔다.

도망치려 해도 도망칠수가 없는 너와 나의 거리..


동네에 유명한 카페, 카페인 신현리라는 곳인데 -

평일에는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왠열, 겁나 많다.











유주야 안녕?


볼때마다 너무너무 조그맣고 작고 아기자기하고 가볍고 막 그래서, 닳을까봐 겁날 정도로 사랑스럽다.

게다가 보면 볼수록 자기 엄마 얼굴이랑 너무 똑같아.. 유전자의 힘은 대단해.











이건 또 다른 날, 엄마들과 유니클로 쇼핑.

그냥 직업을 보모나 매니저로 바꿀ㄲ..












이제 좀 나다운 사진이 나오네.

곱창에 소주 먹고 싶다..












다음 시즌에도 미친듯이 응원할거야.

지금보다 더.











어느날은 남동생과 데이트.












그리고 또 다시 유주네.

유주야. 2017년 이모와 함께했던 날들을 잊지마.. 그럼 안돼..












어느 날은 나를 위한 서프라이즈. (그런데 너무 티났지)

알콜 섭취 후 오고가는 수다가 나는 너무 좋다.


고마워 고마워.












아주 가끔 운동을 하기도 한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팔목부상으로 인해 클라이밍은 꿈도 못꾸고,

이런 내가 이상하리만큼 등산을 가지 않고 있다.













유주네, 우주네와 공원 나들이.


유주는 치발기가 너무 길어 끙끙거리며 어떻게든 입으로 가져가려고 노력을 하고

이제는 눈도 잘 마주치고 까꿍해주면 사랑스럽게 웃는다.


우주는 이제 막 걷기 시작해서, 자꾸 걷고 싶어한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어마어마하다.


아이들은 가만보면 나무를 꽤 좋아하는 것 같다.

고개를 들어 나무를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둘 다 너무 사랑스러워.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아.












그리고 나의 날.


중학생때 초코케익을 선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날따라 햇빛이 얼마나 강하던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길에 초콜릿이 다 녹아버린거야.

그래서 정말 우울했는데, 아직도 그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슬퍼.

그 날 이후 내 생일은 늘 덥고 덥고 더웠던것 만 같아. 한여름이 아닌대도.


난 더운게 정말 싫은데.











나의 12년지기 친구들과 함께 한 나의 날.

뭐 그럴것도 없이 거의 매일 만나고 있지만.


해가 바뀔수록 각자의 상황이 달라지고 있고 앞으로도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나이에 예상했던것보다 더 자주 만나고 있다. (때로는 노력도 필요한)

나는 우리가 서로의 노력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늘 배려하는 모습이 좋다. 그리고 고맙고.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나의 부족함에 한없이 우울하다가도

잘 살고있나보다라는 안도감에 기분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

근데 어느때와 다르게 올해는, 기분이 참 이상해.

내가 진짜 어디로 향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백수라 그런가.


그런데 인생 혼자야 라고 외치기에는

내 인생에 소중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뭐라는거지.

아. 맥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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